등산은 정말 단순한 운동일까요? 그냥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되는 거 아닐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 산을 오르내리면서 깨달았습니다. 등산은 준비 없이 무작정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고강도 운동이라는 사실을요. 특히 도심에서 생활하다 보니 산은 늘 '작정하고 시간을 비워야' 갈 수 있는 곳이었고, 그래서인지 더욱 제대로 알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중관리가 등산의 시작입니다
등산은 중력을 거스르는 운동입니다. 산을 오를 때는 체중의 2~3배, 하산할 때는 최대 8배까지 무릎에 부하가 걸린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여기서 부하란 관절이나 근육에 가해지는 하중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체중이 무거울수록 무릎 연골과 인대에 엄청난 압력이 쌓인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등산을 하면서 느낀 건,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무릎이 더 시큰거린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급경사 구간에서 발을 디딜 때마다 무릎에 충격이 그대로 전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비만은 등산이라는 행위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인입니다. 표준 체중을 초과할 경우에는 높고 험한 산을 오르기보다, 완만한 지형의 흙산이나 둘레길을 걸으며 하체를 단련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저 역시 체중이 조금 늘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산행 난이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몸이 가벼울수록 같은 코스도 훨씬 덜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행 중 보폭을 평상시보다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폭을 줄이고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덜 쌓였습니다. 괜히 초반에 무리해서 속도를 올리면 중반부터 급격히 지치게 된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또한 스틱에 대한 생각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스틱을 사용하는 모습이 어르신들의 전유물처럼 보였지만, 직접 사용해 보니 체중이 분산되어 하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급경사 구간에서는 안정감이 훨씬 커졌습니다.
기초체력 없이는 산을 오를 수 없습니다
등산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고강도 운동입니다. 때문에 평소에 운동을 즐기지 않았던 분이라면 최소한 두 달 전부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실시하고 산행을 나서야 합니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되면 피로물질인 젖산(Lactic Acid)이 쉽게 분비되어 오히려 쉽게 지치고 피로감을 과하게 느끼게 됩니다. 여기서 젖산이란 근육이 격렬하게 움직일 때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부산물로, 근육통과 피로의 주요 원인입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근력이 부족할 경우엔 균형 감각이 떨어져 하산 시에 넘어지거나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집 주변에서 빠르게 걷는 걸 추천합니다. 일반적인 걷기는 운동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빠르게 걷는 것이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계단 오르기는 다리 근육 강화와 심폐기능 향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평소에 산행을 즐기는 분이 좀 더 등산을 잘하고 싶다면 달리기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추천합니다. 등산할 때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은 평상시의 수십 배 가까이 됩니다. 일주일에 3~5회, 최대 운동능력의 60~80% 수준으로 호흡이 가쁠 정도로 달리기를 병행한다면 심폐지구력(Cardiorespiratory Endurance)이 향상되어 오랜 산행 후에도 지친 느낌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심폐지구력이란 심장과 폐가 산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의미하며, 이 능력이 높을수록 장시간 운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등산을 할 때는 특히 하체 근육이 많이 사용되는데, 다음과 같은 운동으로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 점프스쿼트: 대퇴사두근뿐만 아니라 엉덩이 근육과 코어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어주고 기초 체력을 쉽게 기를 수 있는 동작입니다
- 스텝업: 엉덩이 근육과 대퇴사두근이 강화되어 근력과 지구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산행 중에 만나는 불규칙한 지형과 장애물도 가뿐하게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 힐다운(Heel Down): 바위가 많은 불규칙한 지형이나 미끄러운 지형에서 힘과 균형을 유지하고 부드럽게 착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솔직히 이런 준비운동의 중요성은 실제로 산에서 고생을 해봐야 알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올라갔다가 다음 날 온몸이 쑤셔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산행 전에 최소 한 달은 걷기와 계단 오르기를 꾸준히 했고, 그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호흡법이 등산의 완성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얕은 호흡(Shallow Breathing)을 하게 되는데, 심호흡을 꾸준히 연습하게 되면 산행 중에 산소공급능력이 향상되고 피로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얕은 호흡이란 가슴만으로 짧게 숨을 쉬는 것을 말하며, 이는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쉽게 지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등산이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어느 정도 오르다 보면 더 이상 오르기 힘들 정도로 숨이 가쁘기 때문인데요, 평상시에 복식호흡(Diaphragmatic Breathing)을 연마한다면 이러한 상황에 쉽게 도달하지 않게 됩니다. 복식호흡이란 배를 이용해 횡격막을 움직여 깊게 숨을 쉬는 방법으로, 폐활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복식호흡은 이미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고혈압 감소, 체지방 감소,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강화 등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식호흡은 천천히 하는 게 좋은데 2~3초간 크게 숨을 들이쉬고 1~2초는 숨을 참은 뒤에 4~5초간 천천히 숨을 내쉬면 됩니다. 예전에는 힘들면 그냥 참고 올라갔지만, 일정한 리듬으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유지하니 체력이 훨씬 오래갔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등산을 하게 되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옥 같은 경험을 맛보게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실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5~10분씩 걷는 거리를 꾸준히 조금씩 늘려나가다 보면 중장거리 산행도 충분히 소화할 정도의 마음 근육을 기를 수 있습니다. 평소에 포기를 쉽게 하는 분이라면 지인과 함께 산에 가거나 지인들과 카카오톡이나 SNS 등을 통해 매일 걷기 기록을 인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등산은 단순히 산을 오르는 행위가 아니라, 준비와 방법이 중요한 운동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장비 선택, 스틱 사용, 올바른 보행 자세, 호흡 조절까지 모두가 안전과 직결됩니다.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산을 오르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산에 갈 때마다 '가볍게 다녀오자'가 아니라 '제대로 알고 안전하게 다녀오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습니다. 우리는 평균 기대 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 100세 인생은 불행한 삶이 될 수밖에 없죠. 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스스로의 몸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등산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활동입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익혀서, 부상 없이 오래 즐길 수 있는 등산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