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근감소증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노인 질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 계단을 오르다가 다리가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아픈 건 아니었는데, 뭔가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근감소증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근육은 30대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고, 방치하면 걷기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근감소증, 생각보다 빨리 시작됩니다
근감소증(Sarcopenia)은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량과 근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여기서 골격근이란 우리 몸에서 뼈에 붙어 있으면서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팔다리를 움직이게 해주는 근육이죠.
많은 분들이 60대 이후에나 신경 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시작됩니다. 근육량은 30대에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약 1%씩 자연스럽게 감소하며, 60대 이후에는 10년마다 3~8% 정도씩 더 빠르게 줄어든다고 합니다(출처: 대한노인병학회). 80세가 되면 30대 때 근육의 약 60%만 남게 되는 셈입니다.
제가 직접 느낀 건 계단을 오를 때였습니다. 예전에는 별생각 없이 뛰어 올라가던 계단인데, 요즘은 5층만 올라가도 허벅지가 뻐근하더군요. 처음에는 '요즘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근육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였던 겁니다.
근감소증이 진행되면 단순히 힘이 약해지는 것만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동반됩니다.
-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균형감각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커집니다
-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 약해져 허리가 굽고 만성 통증이 생깁니다
- 근육이 줄어들면서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살이 더 쉽게 찝니다
-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특히 근육은 우리 몸에서 섭취한 당의 약 50%를 소비하는 기관입니다. 근육량이 줄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현대 직장인의 하체근육, 빠르게 무너집니다
현대 사회에서 직장인들은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보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점심시간 빼고는 거의 5~6시간을 같은 자세로 있게 됩니다. 저녁 먹고 또 앉아서 일하다 보면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10시간은 족히 넘습니다.
이렇게 오래 앉아 있으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특히 대퇴사두근(Quadriceps)과 둔근(Gluteus)은 사용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빠르게 위축됩니다. 여기서 대퇴사두근이란 허벅지 앞쪽을 감싸는 네 개의 큰 근육을 말하며, 우리 몸 전체 근육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근육입니다. 쉽게 말해 서고 걷고 계단 오르는 모든 동작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근육이죠.
제 경험상 하체 근육이 약해지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계단 오르기입니다. 예전에는 지하철 계단을 뛰어 올라가도 끄떡없었는데, 요즘은 한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평지를 걸을 때는 잘 모르지만,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확실히 체감됩니다.
둔근도 마찬가지입니다. 엉덩이 근육인 둔근은 골반을 안정시키고 상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자세가 무너지고,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갑니다. 실제로 저도 한동안 허리가 자주 아팠는데, 알고 보니 둔근이 약해져서 허리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었던 겁니다.
또 하나 중요한 근육이 척추기립근(Erector Spinae)입니다. 척추기립근은 척추 양쪽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근육으로, 몸을 곧게 세우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등이 굽고 자세가 구부정해지며, 혈액순환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들에게는 이 근육이 특히 빨리 약해집니다.
맨몸스쿼트, 장소 가리지 않고 시작하세요
솔직히 처음에는 헬스장에 등록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퇴근 후에 헬스장 가는 게 쉽지 않더군요. 피곤한데 또 이동하는 시간도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꾸준히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게 맨몸스쿼트입니다.
맨몸스쿼트는 특별한 기구 없이 자기 체중만으로 하는 운동입니다. 장소의 제약도 거의 없습니다. 집에서도 할 수 있고, 사무실에서 잠깐 시간 내어 몇 번씩 해도 부담이 없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처음에는 10개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일주일 정도 꾸준히 하니까 20개는 거뜬히 할 수 있게 되더군요.
맨몸스쿼트를 할 때 중요한 건 자세입니다.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이 발끝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체크하는 게 좋습니다. 잘못된 자세로 계속하면 오히려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까요.
저는 요즘 점심시간에 10분 정도 시간을 내어 스쿼트를 합니다. 화장실 갈 때마다 10개씩, 커피 타러 갈 때마다 10개씩 하다 보면 하루에 50~100개 정도는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거창하게 운동 시간을 따로 내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틈틈이 하는 게 핵심입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스쿼트와 함께 종아리 들기(카프레이즈)도 같이 하면 좋습니다.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Gastrocnemius)도 중요한 하체 근육이거든요. 여기서 비복근이란 종아리 뒤쪽의 큰 근육으로, 걷고 뛸 때 발을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담당하는 근육이죠. 양치질할 때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운동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건, 거창한 운동보다 작은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헬스장 등록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가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줄어들지만, 꾸준히 자극을 주면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는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한두 달 운동한다고 해서 근감소증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30대부터 조금씩이라도 근육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나중에 60대, 70대가 되었을 때 분명 차이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작은 습관이 쌓여서 나중에는 큰 차이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틈틈이 스쿼트를 합니다.